“마포의 옛 흔적을 그리워하는 누군가에게
노을빛으로 물든 금빛나루를 떠올릴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 과거 나루터의 옛 흔적을 담아낸 서체, 금빛나루
제작자 마기찬 씨는 마포의 현재 모습이 아닌 옛 흔적을 찾아 나섰습니다. 서체 제작
당시 '마포찬가' 라는 마포 기록물을 통해 서체의 테마와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위 자료에 의하면 마포지역 한강이 토박이들에게 ‘마포강이’라 불렸는데, 제작자는
부드러운 물길처럼, 또 사라진 옛 흔적처럼 마모된 모습을 서체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와 같은 표현은 보통의 명조체와는 달리 부리(Serif)를 더 뭉툭하게 굴리고
디테일도 조금씩 덜어내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서체 제작 시 가장 신경을 써서 작업한 부분은 ‘안정적인 구조’와 ‘조형의 완결성’
이었으며, 짧은 레터링과 달리 어느 한 곳 튀는 부분 없이 편안히 읽히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체를 제작했습니다.
“난지하늘공원에 드리운 따뜻한 석양빛과
살랑이는 바람을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였어요.”
□ 난지하늘 공원을 모티브로 한 서체, 꽃섬
제작자 김민정 씨는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곳에서 현재 생태숲으로 탈바꿈한 난지
하늘공원을 모티브로 작업하였습니다. 난지의 자연이 마포구의 노력을 통해 되살아났고
그때문에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낮에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고 밤에는 근사한 야경을 자랑하는 매력적인
장소라고 생각하여 그 특징을 잘 담아내려 했습니다.
실제 난지하늘공원에서 핑크뮬리, 코스모스 등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으며,
특히 가을에는 억새와 석양의 모습이 인상적인 곳으로 유명합니다.
“마포나루라는 곳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열리는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서체를 만들려 했어요.”
□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고스란히 담은 서체, 마포나루
마포구에는 대표적인 축제가 있습니다. 바로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옛 마포나루를 재현하는 축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전국 산지에서 올라온 특산품과 새우젓이 마포나루에서 활발하게 거래되었다고
합니다. 제작자 강병호 씨는 마포 새우젓 축제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키워드
두 가지 (‘와글와글’, ‘왁자지껄’) 를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작업 당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자유분방한 축제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과
서체의 균일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강병호 씨는 이러한 부분을 잘 표현하기 위해 굴림과 고딕 사이에서 균일감을
찾아가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합니다.
“여행객들이 쓰는 글자를 상상해 봤어요.
시원하고 자유로운 필체, 그리고 잘 지워지지 않는 두꺼운 마커가 떠올랐어요.”
□ 여행객의 느낌을 떠올리며 만든 서체, 배낭여행
제작자 김연아 씨는 마포구의 특징을 고민하던 찰나, ‘서울시에서 해외 여행객이
마포구를 많이 찾는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김연아 씨는 여행객이 쓰는 글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며 주제를 정리해 나갔고
그가 내린 결론은 ‘정성을 담아 쓰기보단 시원한 필체를 가질 것 같다’ ,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필기구를 사용할 것 같았다’ 였습니다.
그 결과 자유로워 보이는 손글씨의 형태와 한 번 쓰면 지울 수 없는 두꺼운 마커라는
필기도구를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특성이 서체에 드러나도록 제작하였습니다.
제작 당시 획이 많은 글자와 그렇지 않은 글자와의 굵기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평화에 관심이 생기던 때가 있었어요.
당시 마포구의 정책과 잘 어울리는 서체를 만들어 보자 생각했었죠.”
□ 마포구 평화정책을 담은 서체, 한아름
제작자 서희원 씨는 서체 제작 당시 통일을 주제로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평화’라는 단어에 관심을 두던 중, 당시 마포구의 평화정책과 어울리는 서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ㅇ’ 의 조형(안으로 감싸주며 열려있는 모습으로 해석)과 ‘평화’ 라는 키워드가
잘 어울리게끔 제작하였습니다. ‘ㅎ’ 을 제작 할 당시 곡선이 너무 많아 일일이
세심하게 조절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또 받침이 있는 글자가 갖는
공간상 제약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과정과 고심 끝에 탄생한 따뜻한 느낌과 둥근 획을 가진
한아름 서체는 모두가 염원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